미국은 하나의 주식을 여러 개로 쪼개는 ‘주식분할’이 수시로 일어난다.
주식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에는 매일 실적발표 기업과 함께 주식분할 기업들을 공개할 정도로 그 수가 많다.
우리나라에선 주식마다 액면가격이 붙어있기 때문에 주식을 쪼개는 ‘액면분할’을 할 경우 이사회 의결은 물론 주주총회 승인, 법원 인가 등을 거쳐야 한다.
액면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주식을 발행할 수도 없다.
반면 미국은 액면가격이 없는 무액면 주식을 발행한다. 그래서 미국은 액면 분할이 없고 주식분할만 있다.
미국에서는 경영진의 판단하에 언제든 주식을 쪼갤 수 있다.
언제 주식분할을 하겠다고 공시하면 거래정지기간 없이 곧바로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된다.
주식분할의 역사, 성장의 역사
기업이 돈을 많이 벌고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그만큼 주가도 많이 오른다.
그런데 주가가 너무 올라 투자자가 감히 함부로 매수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른다면 미국기업들은 주식을 쪼개 주당 가격을 낮췄다.
주식분할은 해당 기업이 오랜 시간 꾸준히 성장을 해왔고,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타벅스는 1992년 나스닥에 상장한 후 2020년 현재까지 여섯 번의 주식분할을 해왔다.
스타벅스가 상장할 때 1주를 갖고 있었던 투자자가 2015년 주식분할 때까지 주식을 보유했다면 무려 64주를 갖게 되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주식분할을 반복하면서 주당 가격을 낮췄으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주가가 계속해서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였다.
만약 스타벅스 상장 당시 약 1천달러를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IPO(기업공개) 가격은 주당 17달러였으므로 58주를 살 수 있다.
58주는 현재 주식분할로 3,712주가 되어 있을 것이다.
현재 주가가 104.18달러 이니 보유가치는 38만 6,716달러로 불어난 게 된다.
상장 당시 대비 약 392배나 이익을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110만원을 투자해서 4억 2,500만원을 남기게 된 셈이다
2020년엔 애플과 테슬라가 과감한 주식분할을 단행해 화제가 됐다.
애플은 1주를 4주로 쪼개고, 테슬라는 1주를 5주로 쪼갰다.
애플은 2019년 주가가 86.2% 오른 후 2020년에도 75.7%나 올랐다.
2018년 말까지만 해도 주당 150달러대였던 주가가 2020년 8월 말 주식분할 전, 400달러대(약 44만원)로 치솟았다.
이에 애플은 1주를 4주로 쪼갰다.
400달러대였던 주가가 100달러대로 낮아졌다.
애플은 1980년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다섯 차례 주식을 분할했다.
2014년 6월엔 1주를 무려 7주로 쪼개기도 했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한 테슬라도 2020년 주가가 폭등했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400달러 조금 넘었던 주가가 2020년 7월 말 1,400달러를 넘어섰다.
8월엔 장중 주가가 2천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1주에 2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테슬라는 8월말 1주를 5주로 쪼개는 주식분할을 실시했고, 그 결과 1주의 가격은 4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1950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코카콜라와 1986년 나스닥에 상장한 마이크로소프트도 상장 이후 아홉 번이나 주식을 쪼갰다.
주식분할은 ‘기업가치 상승 → 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기업성장의 과실이다.
실제로 미국의 상당수 기업들은 주식분할 이후에도 주가가 꾸준히 올라 다시 분할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그러면 또 주식을 쪼갰다. 주식을 쪼개면 1주당 가격이 싸지니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진다.
주당 몇 백만원에 달하는 주가가 너무 부담스러워 주식을 사지 못했는데 주가가 몇 십만원 수준으로 낮아지니 주식을 사는 데 부담이 줄어든다.
그래서 주식분할을 하면 매수세가 증가해 주가의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니 투자한 종목이 주식분할을 한다는 소식은 호재다.
그러나 늘 주식분할의 마법이 통하진 않는다. 주가는 항상 기업의 실적을 앞서간다.
주식을 분할했어도 앞으로의 실적이 나빠질 것 같다면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주식병합은 ‘투자주의’ 신호
반대로 여러 개의 주식을 한 개의 주식으로 합치는 ‘주식병합’도 있다.
건강 관련 서비스 업체 엑스프레스파는 2019년에 20개 주식을 1주로 합치더니 2020년 6월에도 3개 주식을 1개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단행했다.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자 주식을 합쳐 주당 1달러도 안 되던 주가를 4~5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주식병합은 주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일어난다.
미국에선 1주당 주가가 낮으면 곤란하고 불리한 경우들이 생긴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상장규정에 주가가 주당 최소한 4달러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고, 일부 뮤추얼 펀드는 주당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만 자산에 편입한다.
그러니 미국 상장기업들은 주당 주가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저러나 주식병합이 자꾸 이뤄진다는 것은 주가가 계속해서 우하향 흐름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병합이 투자주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한 기업의 역사에서 주식분할과 주식병합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석유 시추업체 네이버스 인더스트리스(Nabors Industries)는 2006년 1주의 주식을 2주로 분할하는 ‘주식분할’을 단행할 정도로 2008년까지 계속해서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
2008년 주가는 8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로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했다.
2020년 4월엔 주당 주가가 0.3달러에 불과해 50개 주식을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시행했다.
30여 년간의 네이버스 인더스트리스 주가흐름(분할, 병합을 고려한 수정주가)을 보면 산 모양이다.
기업이 성장했다가 다시 쇠퇴했다는 얘기다.
기업성장과 쇠퇴에 주식분할과 병합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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