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의 가치투자-기업의 본질①
어떻게 좋은 회사를 골라야 할까
첫째, 회사의 사업이 미래에도 성장성을 가질 트렌드나 패러다임인가?
둘째, 현재 이 회사의 수익성은 양호한가? 혹은 심각한 적자기업인가?
셋째, 재무 구조가 취약하여 기업 생존 자체가 아슬아슬한가?
넷째, 꾸준한 투자와 R&D가 이어지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가?
① 미래에도 성장 가능한 트렌드나 패러다임
‘사업이 미래에도 성장성을 가질 트렌드나 패러다임인가’라는 기준은 다소 추상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기준만으로 좋은 기업을 찾으려 했다가는 자칫 꿈과 희망으로만 투자할 기업을 찾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세계 금융역사에서 버블이 형성될 때마다 미래 성장에 관한 스토리텔링만으로 주가가 폭등하는 일들이 발생했는데 그것이 바로 미래에 대한 기대로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기준을 다른 기준과 복합적으로 활용하면 장기적인 성장 산업 트렌드를 가진 좋은 기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에는 기업 단독의 노력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산업의 트렌드나 패러다임이 성장의 큰 흐름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게임 산업의 대표주 엔씨소프트, 기간 산업의 대표주인 한국전력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두 기업이 영위하는 산업을 떠올려보세요. 어떤 회사의 산업이 더 성장성이 강할까요? 직관적으로 엔씨소프트가 속한 게임 산업이 전력 산업보다 더 빠른 성장성을 보일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tact가 대세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게임 산업이 성장하리라는 사실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고, 실제로 2020년 상반기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비 65% 증가, 순이익은 85%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그에 반하여, 한국전력은 전기요금이 정부에 통제되고 있고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드라마틱하게 늘기는 어렵기에 매출 증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역성장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지요. 2020년 상반기 한국전력의 매출은 -0.5% 감소했고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2020년 상반기에 겨우 흑자전환했습니다.
이렇듯 미래 성장성이 있는 산업을 읽는 것은 삼척동자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미래 성장 산업으로 떠오르는 산업이 무엇일까요? 인공지능, 반도체, IT, 게임, 제약, 의약 등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 외에도 각자 가진 정보와 상상력을 더한다면 더 많은 산업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② 폭락을 피할 수 있는 회사의 수익성
두 번째로 좋은 기업인가를 평가할 때에는 회사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 받쳐주는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미래의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 해도 회사의 수익이 계속 떨어지고 심각한 적자를 만들고 있다면 그 회사의 주가는 그야말로 버블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정신 차리는 순간 허무하게 꺼지는 거품과 함께 주가는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가가 상승할 때에는 ‘훌륭한 기업’이라고 평가하다가 버블이 꺼질 때에는 ‘악의 축’으로 비난받게 되지요.
미래 성장성이 있는 사업 패러다임과 트렌드를 영위하고 있어 높은 주가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받쳐준다면 증시 전체가 요동치더라도 낙폭이 제한되지만 실적이 없거나 적자가 심각한 기업의 경우는 주가 하락을 넘어 폭락 수준을 보이게 됩니다.
제약·의약 산업은 초고령사회라는 국제적 인구 구조로 인해 성장 산업으로 분류됩니다. 중년을 넘은 가족, 친구, 지인을 보면 약이나 건강식품 하나씩은 꼭 먹고 있지 않습니까? 초고령사회가 되어갈수록 섭취하는 약이나 영양제는 늘어나겠지요. 그러나 최근 제약기업들 중에는 ‘버블’이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과도한 주가 레벨까지 올라간 기업들이 많습니다. 버블이 심하더라도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기업은 낙폭이 발생해도 제한적이었고 오히려 하락한 후 상승이 강하게 발생했지만, 수익성이 없거나 적자가 심각했던 기업들은 주가 하락시 심각한 폭락을 만들고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되고 말았습니다.
2018년부터 2020년 6월까지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헬릭스미스의 주가 흐름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두 종목 모두 2017~2018년 이어진 제약·바이오 버블로 인해 주가 고평가 논란이 있었습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을 만들었고 2018년부터는 순이익도 높게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반하여 헬릭스미스는 적자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2018~2019년 사이 제약·바이오 버블이 붕괴가 발생했을 때 두 회사의 최대 낙폭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0% 정도 하락하는 사이 헬릭스미스는 -75%라는 치명적인 폭락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의 반등이 다시 전개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고점을 넘어섰지만 헬릭스미스는 폭락 이후 반등다운 반등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미래 성장 산업이 기대되는 종목이라 하더라도 수익성을 갖추고 있어야 주가 하락의 충격이 제한적이고, 반등할 때 다시 튀어오를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습니다. 미래 성장 산업이라는 꿈과 희망을 수익성이라는 숫자를 통해 확인해야만 꿈과 희망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수익성을 만들지 못하고 적자가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이 지녔던 꿈과 희망이 어느 순간 ‘실망’으로 바뀌면서 모래성이 허물어질 것입니다.
③ 안정적인 재무 구조
세 번째로 좋은 기업을 고를 때의 기준으로 재무 구조, 재무 안정도를 체크해야 합니다. 아무리 미래 성장성이 예상되고 현재 수익성을 갖추고 있는 회사라 하더라도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고 유동비율이 과도하게 낮은 등 기업의 재무 구조가 취약할 경우 작은 재무관리 실수로 인해 기업이 부도나거나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재무 구조가 취약한 경우에는 사업에 투자할 만한 자금 여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현재 사업을 유지하는 것도 벅차기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여력이 사라집니다. 이런 경우 아무리 성장산업에 속한 회사라 하더라도 결국 경쟁사들에게 점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④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
네 번째로 좋은 기업을 고르는 과정에서 체크해야 할 것은 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R&D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특히 연구개발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무리 성장성이 있는 산업이라 하더라도 R&D가 위축될 경우 기술력이 약화되어 성장이 뒤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R&D 투자 규모가 세계 최대급이기 때문입니다. 2018년 기준 삼성전자의 R&D 투자 규모는 세계 2위입니다.
초고령사회의 성장산업으로 기대되는 의약업종 내 두 기업의 연구개발비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매출액이 비슷한 환인제약과 삼천당제약의 2019년 포괄손익계산서에서 매출액과 연구개발비를 찾아보았습니다. 매출액과 연구개발비를 비교했을 때 어떤 기업이 더 높은 성장률이 기대될까요?
환인제약은 2019년 매출액 1,592억 원에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의 1%도 안 되는 10억 원이었습니다. 삼천당제약은 2019년 매출액 1,866억 원에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의 약 10%인 179억 원이었습니다.
당장 한두 해는 모르겠지만, R&D 비용이 더 많이 투자되는 기업은 향후 새로운 신기술을 찾아내어 실적이 한 번씩 점프할 가능성이 크겠지요? 연구개발 및 투자를 통해 만드는 장기적인 성장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