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없는거 빼고 다 있다 아마존
물건을 팔아 수익은 크게 남지 않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로 마진을 남기는 아마존.
코로나19는 오히려 기회가 되었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는 아마존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다.
베조스는 2020년 8월 말 순자산이 2천억달러를 넘는 역사상 최초의 사람이 됐다.
그는 맥켄지 스콧과의 이혼으로 그가 갖고 있는 아마존 지분의 4분의 1을 떼어주고도 여전히 4년째 최고 부자의 영예를 안고 있다.
제프 베조스는 2017년부터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 부자다.
베조스는 어떻게 최고의 부자가 됐을까?
그의 자산 대부분(90%)이 아마존 지분(11%)이다.
1994년 시애틀 차고에서 탄생한 아마존은 그를 어떻게 세계 최고의 부자로 만들어줬을까?
아마존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쇼핑몰이다.
책, 의류, 기저귀, 자동차 타이어, 홈서비스(배관 공사 등)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월마트가 1만 4천 개의 품목을 판매한다면 아마존은 4억 8,800만 개의 품목을 판다.
아마존은 다른 도매업체로부터 물건들을 사와 쇼핑몰에서 팔거나 ‘제3자 판매’라는 이름으로 쇼핑몰 사이트만 빌려주고 판매 및 포장, 배송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아마존 매출의 3분의 2가 이러한 물품·서비스 판매에서 나온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존은 여기서 별로 돈을 벌지 못한다.
아마존에 돈을 벌어주는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s)’다.
아마존의 또 다른 이름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다.
아마존은 물건을 팔아 돈을 벌지 않는다
아마존은 2014년까지만 해도 매출의 90%가 물건·서비스 판매에서 나왔다.
그러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구독서비스, AWS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4년 온라인 판매(77.0%), 제3자 판매(13.2%)가 전체 매출의 90.2%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9년엔 온라인 판매가 50.4%, 제 3자 판매가 19.2%로 70%수준으로 감소한다.
이 자리를 메운 것은 AWS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주목받기 이전이었던 2006년 AWS를 처음 출시했다.
AWS는 2014년 이후 연평균 매출이 50% 넘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매출비중이 5.2%에서 2019년 12.5%로 증가했다.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이 326억달러로 2019년 한 해(350억달러) 수준을 육박한다.
AWS가 2019년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45억달러다.
어디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일까?
2019년 영업이익 구조를 북미(70억달러), 해외(17억달러 적자), AWS(92억달러)로 나눠보면 가장 많은 이익이 AWS에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존의 구독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월간 또는 연간으로 일정 비용을 내고 오디오, 비디오, 전자책 등의 서비스를 받아보는 서비스인데 이러한 ‘프라임 구독자 수’는 전 세계에 1억 5천만 명이나 된다.
미국에서만 1억 1,200만 명이 가입해 그 수가 절대적으로 많긴 하지만 이 역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만 해도 구독자 수는 미국 기준 2,500만 명에 불과했다.
구독 서비스의 매출 비중은 2014년 3.1%에서 2019년 6.8%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 밖에 아마존은 2017년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을 인수해 300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식자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실적: 코로나가 기회가 된 온라인 쇼핑과 AWS
아마존의 가장 큰 장점은 물품·서비스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디플레이션(Deflation, 물가가 장기간 하락하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프라인 상점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까지 모조리 삼켜버릴 정도의 ‘아마존’이란 공룡은 물건을 싸게 팔면서도 돈도 잘 벌고 있을까?
아마존은 2014년까지만 해도 적자회사였다.
아마존이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AWS의 영업이익이 10억달러를 넘어서기 시작했던 2015년부터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는 아마존에겐 기회였다.
온라인 쇼핑이 증가했고, 클라우드 시장은 더 커졌다.
무급휴직에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했던 2020년 3~4월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해졌을 때 아마존은 오히려 17만 명이 넘는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
2020년 3분기 누적(1~9월) 영업이익이 160억 2천만달러로 이미 작년 수준(145억 4천만달러)을 넘어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9년 22.0%에서 2020년 32.4% 수준으로 올라섰다.
주가: PER이 100배에 육박해도 과거보단 싸다
주가는 기업이익을 비추는 거울이다.
아마존은 2015년 중반까지도 주가가 500달러도 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익이 증가하면서 주가도 5년 새 7배가량 뛰더니 2020년 9월엔 3,500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 뒤로 주가가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2020년 연간으로 따지면 70%에 달하는 주가상승률을 보여줬다.
아마존의 주당 주가가 우리나라 돈으로 300만원이 넘는다.
통상 주가가 너무 올라 주당 금액이 높아질 경우에 주식분할이 이뤄진다.
다만 아마존은 1997년 나스닥에 상장한 후 1998년 한 차례, 1999년 두 차례 주식을 분할한 이후 20여 년간 주식분할을 하지 않았다.
주식분할을 하지 않은 데다 주가가 몇 년 새 급등세를 보였지만 과거 추이를 고려하면 주가는 사업가치에 비해 별로 비싼 편은 아니다.
2020년 12월 초 주가수익비율(PER)은 93.62배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2015년 951배, 2016년 171배, 2017년 297배에 비해선 줄어든 수치다.
이익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함께 올라 PER도 하락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017년 6달러에서 2018년 이후부턴 연간 20달러를 훌쩍 넘고 있다.
재무구조: 현금은 적지만 자산은 증가세
아마존의 총자산은 2,821억 8천만달러다.
연간 20~30%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70.7%로 여타 성장주와 유사하다.
현금성 자산은 684억원으로 마이크로소프트(2020년 9월 말 1,326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아마존은 돈이 생기면 주로 사업에 재투자한다.
아마존 프라임 구독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비디오 콘텐츠, AWS를 위한 데이터 센터 구축, 관련 직원 채용, 인공지능 등에 투자한다. 2020년엔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 Zoox를 13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배당: “주주환원보단 성장이 아직 더 중요해”
“배당보다는 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아마존은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한 번도 배당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는 것보다 여윳돈이 생기면 투자를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에서다.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금 지급 외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방식도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마저도 활발한 편이 아니다.
아마존의 마지막 자사주 매입은 2012년 1분기에 이뤄졌다.